골프 못 치는 상대를 모실 때 — 초보·어르신 접대법
접대 상대가 늘 골프를 잘 치는 건 아닙니다. 이제 막 배운 거래처 실무자, 접대 자리라 마지못해 나온 어르신을 모실 때가 오히려 난이도가 높습니다. 잘 치는 사람은 알아서 즐기지만, 못 치는 사람에게는 네 시간이 고행이 될 수 있고 그 피로가 곧 나에 대한 인상으로 남습니다.
스코어를 아예 화제에서 뺀다
못 치는 상대에게 스코어는 스트레스입니다. 몇 타인지 세지 말고, OB나 해저드가 나와도 크게 반응하지 않습니다. '여기 다들 어려워하는 홀이에요' 하고 넘겨 주면 상대가 자기 실력을 덜 의식합니다. 상대가 실력을 신경 쓰기 시작하는 순간 라운드가 시험이 됩니다.
페이스와 진행을 조용히 관리한다
못 치면 타수가 늘어 진행이 느려지고, 뒤 팀 눈치까지 겹치면 상대가 위축됩니다. 이걸 상대가 신경 쓰게 두면 안 됩니다. 호스트가 앞장서서 진행을 관리해 상대가 미안해할 틈을 주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.
- 서너 번 쳤으면 조용히 공을 집어 다음 지점으로. '이 홀은 여기서 편하게 가시죠'
- 어려운 홀은 처음부터 부담 없는 목표를 제시한다. 무리한 캐리 대신 레이업으로.
- 뒤 팀이 밀리면 캐디와 내가 조율해 처리하고, 상대가 미안해하지 않게 한다.
- 카트 이동과 클럽 선택을 도와 우왕좌왕하는 시간을 줄인다.
어르신은 실력보다 체력을 먼저 살핀다
연배 있는 상대는 스코어보다 체력이 변수입니다. 고저차 큰 산악 코스나 한여름 낮 시간대는 피하고, 그늘집에서 자주 쉬며, 화장실과 간식 타이밍을 먼저 챙깁니다. 더운 날 배려는 접대 골프 여름 편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. 상대가 무리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코스가 아무리 좋아도 다음이 없습니다.
못 치는 상대를 모실 때 목표는 그 사람 실력을 끌어올리는 게 아닙니다. 네 시간 동안 창피하지 않게, 지치지 않게, 웃으면서 돌게 만드는 것. 라운드 끝나고 '오랜만에 편하게 쳤다'는 말이 나오면 그날 접대는 성공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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